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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- 진은영
봄, 놀라서 뒷걸음질치다
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
슬픔
물에 불은 나무토막,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
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
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키로의 탐탐한 터널
-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?
문학
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
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
시인의 독백 "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"
부러진 피로로 벽을 탕탕 치면서
혁명
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
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
시,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
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.
- 진은영, <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> 문학과 지성사 200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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