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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부 / 김사인
'다 공부지요'
라고 말하고 나면
참 좋습니다.
어머님 떠나시는 일
남아 배웅하는 일
'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 하고 계십니다'
말하고 나면 나는
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끓은 착한 소년입니다.
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
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.
눈만 내리깐 채
숫기 없는 나는
아무 말 못하겠지요만
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
눈물 핑 돌겠지요만.
날이 저무는 일
비 오시는 일
바람 부는 일
갈잎 지고 새움 돋듯
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
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
'다 공부지요'말하고 나면
좀 견딜 만해집니다.
시집 <어린 당나귀 곁에서> 창비. 2015
유튜브 세바시 강의에서 말해준 김사인 시인의 "공부"라는 시.
너무 마음에 와닿아서 작성해 두었다.
슬픈 시기를 겪어야 할 공부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...
한편으로는 이겨낼 수 없을 만큼 슬픈 것 같다. 지금 읽고 있는 "AI는 양심이 없다"라는 책과 연결되어 "잊힐 권리를 빼앗는 인공지능(AI)"와 연결되어서 그런지 이별은 '국영수'처럼 어렵지만 이겨야 할 과목인데 좋아하는 부분만 반복 학습하고, 싫어하는 단계로는 넘어갈 선택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.
https://www.mindgil.com/news/articleView.html?idxno=716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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